1.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타이레놀이 이 제제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2011년 이후 국내 진통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타이레놀은 NSAID에 비해서 치과 수술 후 진통 효과는 적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과 같은 NSAID가 야기하는 위장관계 부작용이 없어 속이 쓰리다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진통제입니다. 사실 타이레놀에도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타이레놀과 최근 많이 판매되는 타이레놀 ER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타이레놀 ER은 기존의 타이레놀이 대체로 500mg 형태로 나오는 것과는 달리 650mg의 제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ER은 'Extended Release'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서방, 즉 약물이 천천히 방출된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지속 시간이 길러, 기존 약을 4~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였다면 ER은 8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면 됩니다.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은 ER의 용량이 더 크다고 진통 효과가 더 빠르거나 더 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R은 반(325mg) 정도만이 바로 방출되고 나머지 반은 느리게 방출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물의 초기 혈중 농도는 기존의 500mg 제형보다 오히려 낮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과 수술 후 빠르고 효과적인 진통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ER보다는 기존의 타이레놀 500mg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와 관련해서 가장 주의하여야 할 점은 과량을 복용하면 간 손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급성 간 손상(Acute liver failure)의 50% 가까이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과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환자들이 이렇게 약을 과용하게 되는 이유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포함한 약들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즉,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자신들이 복용하는 약에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과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FDA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포함한 약(복합제제)들은 최대 325mg을 넘지 않게 제조하도록 제약회사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타이레놀의 경우 성인의 하루 최대 용량은 4g이며 알코올중독증 환자나 간질환 환자, 그리고 술을 마신 경우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2. 복합제제 진통제
우리나라 광고에서 유명한 카피 중의 하나가 바로 진통제 게보린(Geborin)의 '한국인의 두통약', '두통엔 게보린'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성인의 경우 진통제하면 먼저 '게보린'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게보린은 아세트아미노펜을 기반으로 한 복합제제 진통제입니다. 즉, 아세트아미노펜에 이소프로필안티피린(Isopropylantipyrine, IPA)과 무수 카페인(Anhydrous caffeine)을 추가해서 만든 복합제제입니다. 사리돈-에이(Saridon-A)나 펜잘(Penzal)도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복합제제입니다. 게보린의 성분 중 IPA는 현재 일부에서 재생 불량성 빈혈 등 혈액 관련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의심하는 물질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시판을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아직 허가를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유럽(EU)에서는 사용가능한 약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유해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건강 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이 문제를 제기하여 2011년 식약처에서는 판매는 계속 허용하되 IPA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각 제조사들이 만들어 제출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식약처에서는 여전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최종 결정을 2015년도로 미루었다가 현재는 조건적으로 판매를 허용한 상태입니다. 한편 '펜잘'을 제조했던 종근당은 IPA를 성분에서 제거하고 다른 것으로 대체해서 기존의 약과는 다른 새로운 약인 '펜잘큐'를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지금 시판 중인 펜잘큐는 논란이 되는 IPA 성분이 없는 약입니다. 참고로 IPA는 피린계 약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린계 알러지가 있는 분들은 게보린이나 사리돈에이를 복용해서는 안됩니다.